우리는 모두 우주인 : 1999년, 괴테 인스티튜트의 WELTANSCHAUUNG


1999년, 독일의 괴테 인스티튜트에서

300명의 화가, 시인, 정치가, 사상가에게 세계관을 물었을 때,

나는 지구를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돌멩이 하나, 나뭇잎 한 장까지, 우리는 모두 같은 별의 자손

손바닥에 지구를 올리듯, 우주에서 나를 바라본다면

그러면 어찌 이 별을, 서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아직 못 다한 이야기




한 쪽 벽면 가득,

창 너머로 은하수와 우주가 보이는 이곳은,

[명예교사의 물건]시리즈의 마지막 주인공,

우주미술가 오경환 선생님의 작업실입니다.



무엇보다, 스스로를 우주미술가라고 부르시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1969년에 아폴로가 달에 착륙했을 때,

그때 내가 여러분 나이였죠. 29살. 그 모습을 생방송을 보고있었어요.

닐 암스트롱 소령이 달에 발자국을 딱 딛는 순간,

머리가 깨지는 것 같은 충격이 땅! 달에서 보는 지구 모습을 비추는데, 

그 지구 어디쯤 내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정말 엄청난 충격이 아닐 수 없었죠."

_ 우주미술가 오경환 명예교사



그 뒤로 선생님은, 

우주미술을 주제로 계속 그림을 그리시면서

예술가들이 우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많이 얘기하셨대요.

그래서 국내에서는 질타도 많이 받으셨다고 해요.


"70년대와 80년대는 한국이 많이 혼란스러웠던 시기였죠. 정치적으로.

그런데 왜 정치적인 그림, 민중예술을 하지 않고 너는 별이나 그리고 앉아있냐.

하지만, 우리의 현실을 정치로만 생각하니까 이해를 못했던 거예요.

우주가 바로 우리의 현실인데.

지구적 자아를 우주적 자아가 넘어서야, 그런 정치적인 문제들도 답이 보이는 거거든

이렇게 말하니까 모르겠죠?"

(아래 계속)



" 1999년에, 스위스의 [괴테 인스티튜트]에서 21세기를 맞이하며 

책 한권을 냈어요. 이게 바로 그 책입니다.

넬슨 만델라, 밀란 쿤데라, 달라이 라마 등 세계의 지성이라고 하는 사람들 300명에게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하며 그림 한 점, 글 한 줄을 받아 모은 거죠. 

나는 여기에 돌덩이 하나를 올렸어요.

무엇인가 정물 하나를 상 위에 놓는 것 만으로 의미가 부여되죠? 다시 보게 되는 거예요.

그러면 지구를 돌덩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봅시다.

우주에서 지구를 본다고 생각하면, 새로운 세계가 보이는 거예요.

인간 한 명 한 명이 아닌, 인류 전체가 하나의 우주적 자아가 되는 거죠. 

환경문제, 인구문제를 생각해보세요.

너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라고 생각하면, 외면할 수 있겠어요? "

_ 우주미술가 오경환 명예교사



이 날, 선생님은 아름다운 우주 사진도 많이 보여주셨는데요,

책장 한가득 우주와 별에 관한 사진, 책, 그림들이 꽂혀있었어요.


"내가 가장 대단하게 생각하는 건, 

인류가 허블 망원경을 만들어서 우주로 보냈다는 거예요.

우주를 명료하게 보게 되었다는 것이.. 너무나 놀랍죠.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달에 다녀온 미술가, 우주에 다녀온 우주미술가입니다.

이제 3억정도면 우주여행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하죠?

나는 죽기 전에 꼭 직접 우주를 다녀오고 싶어요.

그렇게 눈으로 본 우주를 화폭에 담을 수 있다면,

내 인생 최고의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요."

_ 우주미술가 오경환 명예교사


곧 오경환 선생님의 책장 한 가운데,

아니 국립 미술관의 한 가운데에 놓인

선생님의 그 그림을 우리 모두가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보면서,

[명예교사의 물건] 마지막 이야기 ^^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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