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시간



"다음 주에는 녹음실에 가서 래퍼로서 녹음을 하게 될 텐데

재미있는 시간이 될 거예요."



대전 맹학교 학생들과 명예교사 MC메타가 만나는 세 번째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학생들은 비트가 들리면 자연스럽게 리듬을 탑니다. "세 번째 만나니까 정이 들었네요. 여러분도 내 목소리가 익숙해졌나요?"라는 명예교사의 물음에도 힘차게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3회차 수업은 지난 시간 써본 가사를 다듬고, 직접 해보며 다음 시간에 진행하게 될 녹음을 준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시간에 딱 한 문장을 썼던 친구도 녹음을 위해 여덟 마디의 랩을 준비해왔습니다. 지난 시간과 주제가 달라진 친구도 있고, 주제는 그대로 유지하고 지난 시간 명예교사의 조언에 따라 내용이나 라임을 바꾼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아주 싫은 엑셀 / MC 스트리밍


나는 엑셀이 아주아주 싫다

엑셀은 왜 이리 어려울까

하지만 컴퓨터 쌤이 시킨다

그래서 엑셀이 너무너무 싫다


엑셀 엑셀 엑셀 엑셀

엑셀이 너무너무 싫어


함수도 계산도 노노노

이래도 저래도 노노노

아무리 생각해도 노노노



비상 / MC Ant


내 갈 길에 딴지 거는 녀석은 누구

너니 쟤니

감히 누구라도 내 발목을 잡을 순 없구

물론 앞만 보고 갈 내겐 쉽지 않을 수 있구


유혹이란 놈을 킥을 한번 날려주고

실연이란 놈을 멋있게 비웃어 주구

난 조금 더 비상할 거구





#랩네임 만들기



"오늘은 곡에서 여러분의 랩이 어디에 들어갈지 배치를 해야 하는 날이에요.

이야기에 시작-중간-끝이 있듯이 음악에도 구성이 있어요.

시작하는 입구가 있고 진행되는 과정이 있는가 하면 곡이 마무리되는 부분도 있어요."


'쿵치', '따치', '스트리밍', '김치', '참치', '쌍기', '이승만', 'Ant', 'V', 'H', '미르', '라임'



12명이 하나의 비트 위에 각자의 이야기를 펼쳐, 힙합에서는 '단체곡'이라고 부르는 것을 녹음하기로 했습니다. 각자의 파트를 나누기에 앞서, 명예교사는 곡의 구성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곡이 시작하는 부분은 인트로(Intro), 후렴구는 훅(Hook)이라고 해요. 우리는 훅 부분을 다 같이 부를 거예요."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후, 명예교사는 자신의 본명을 얘기하며 학생들에게 랩을 할 때 사용할 랩네임을 만들어 볼 것을 제안했습니다. "나는 본명이 이재현인데 랩을 할 때는 MC 래퍼라는 이름을 써요. 랩네임이라고 하는 건데 여러분도 자신의 개성을 살린 이름을 하나씩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은 가장 싫어하는 사람의 이름을 자신의 랩네임으로 정하기도 하고, 평소 별명이나 게임에서 사용하는 닉네임을 랩네임으로 정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특별한 하루 수업과 랩 연습을 할 때, 녹음을 할 때는 서로 랩네임을 불러주기로 했습니다. 





#명예교사의 가이드 녹음



"다음 시간에는 스튜디오에 가서 녹음할 거예요.

여러분이 쓴 가사를 비트에 뱉어보는 연습을 해와야 해요."



마지막으로 명예교사가 아이들이 연습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아이들의 가사를 비트 위에 뱉고, 하나씩 녹음하여 아이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실제 래퍼들도 연습할 때 사용하는 방법인데 비트를 들으면서 연습해보고 비트 없이 녹음한 것을 들으면서도 연습해보세요. 이렇게 반복하면 가사를 익히는 데 도움이 돼요."라는 연습 팁을 전하며 3차시 수업을 마쳤습니다.  







#9월 21일, 녹음 스튜디오에 모인 래퍼들



"연습 많이 했어요?"



자신의 랩네임이 MC메타 선생님의 목소리로 녹음된 이름표를 받고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수업이 시작하기 전까지 버튼을 누르면 나오는 자신의 랩네임을 계속 들었습니다. 오늘은 그동안 연습해온 랩을 녹음하는 날입니다. "연습 많이 했어요?"라고 묻는 명예교사의 물음에 아이들은 자신 있게 "네!"라고 답하기도 하고, "연습은 많이 했는데 떨려요."라며 긴장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녹음 전 연습 시간



"여러분이 래퍼로서 녹음하는 날이에요.

나는 랩을 시작하고 일 년 후에나 녹음할 수 있었는데 여러분은 한 달 만에 이렇게 녹음실까지 왔네요.

정말 대단하지 않아요?"



한 명씩 부스에 들어가 녹음을 시작하기 전, 비트를 틀고 자신이 쓴 랩가사를 연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비트가 나오자 아이들은 작은 목소리로 자신의 가사를 비트 위에 얹었습니다. 명예교사와 함께 12명의 친구가 같이 부르게 될 쿵치따치도 함께 연습했습니다.







#쿵치따치 쿵치따치~ 연습한 대로



"오~ 이번에 좋았어요! 한 번 들어볼게요."


"래퍼 쌍기! 불러보니 어때요?

지금 여기 밖에서는 목소리 좋다고 난리 났어요."



한 명씩 부스에 들어가 녹음을 시작했습니다. 명예교사는 녹음 부스 밖에 있는 자신의 목소리가 아이들의 헤드폰으로 잘 들리는지, 헤드폰의 음향은 괜찮은지 꼼꼼히 확인하며 녹음을 진행했습니다. 첫 번째로 녹음한 래퍼는 김치였습니다. 매콤한 김치가 좋아 렙네임을 김치로 지었다는 래퍼 김치는 '신난다 쿵쿵'이라는 제목을 가진 가사를 썼습니다. 녹음 중 자신이 쓴 가사처럼 신이 났는지 '열무김치, 총각김치~' 프리스타일 랩을 펼쳐 모두를 웃게 했습니다. 


한 명씩 부스에 들어가 녹음을 하는 동안 다른 친구들은 스튜디오에서 녹음하는 친구의 랩을 함께 들으며 응원했습니다. 수업시간에 랩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친구들도 멋진 목소리를 들려주어 담임 선생님도, 친구들도 깜짝 놀랐습니다. 열두 명이 한 곡을 녹음할 예정이었으나 래퍼 김치와 H의 프리스타일 랩 덕분에 두 곡이 음원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MC메타~ 특별한 하루 라임 앤 리즌 ~



"이제 다 같이 부스에 들어가서 래퍼 쌍기의 후렴구를 함께 녹음할 거예요."



12명의 학생과 명예교사 MC메타가 모두 녹음 부스에 들어가 녹음을 진행했습니다. '쿵치따치'와 '뚜드려 맞고 뚜드려 때려'가 반복되는 두 곡의 후렴구를 같이 불렀습니다. 그리고 명예교사의 깜짝 이벤트! MC메타가 각 곡을 부른 아이들의 랩네임을 하나씩 부르고 아이들의 추임새를 곡에 넣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렙네임이 들리면 '호~', '예~', '참치김밥!' 등 호응을 넣었습니다. 


 



#랩, 해볼 만하죠?


 

"여러분 랩 해보니까 어때요? 해볼 만하죠?"

 

"여러분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와 내고 싶은 소리를

'랩'이라는 형식으로 했다는 것이 정말 멋있고 특별했어요."

-명예교사 MC메타

 


랩을 들어본 적도 없는 친구들이 마음속에 있는 얘기를 직접 쓰고, '랩'의 형식으로 리듬을 타며 소리를 냈습니다. 명예교사는 라임이 잘 맞고 기술적으로 훌륭한 것만이 랩이 아니고, 학생들이 한 것처럼 자신의 얘기를 비트에 맞춰서 하면 그것이 랩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우리가 언제 다시 만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 만날 때 우리는 래퍼로 만나는 거예요. 여러분 각자의 랩네임 잊지 마세요."라고 약속하며, 대전맹학교 학생들과 명예교사 MC메타의 4주간의 특별한 하루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자신들의 크루 이름을 'Blind Legend'라 지은 12명의 아이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담은 두 곡을 아래의 링크에서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https://soundcloud.com/d4wi5rpbdotb/sets/blind-legend

 


세 번의 수업과 마지막 녹음실에서의 모습을 보며,

친구들에게 즐겁고 특별한 3, 4교시 시간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친구들이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에도 랩을 듣고, 즐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블로그 이미지

특별한하루

문화예술 명예교사 사업 [특별한 하루]의 블로그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