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남자가 되다 [남자학교] 문 닫는 날




11월 2일 토요일. [남자학교]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5월 끝날 문을 열어 매주 금요일, 때론 토요일과 일요일까지 함께했는데요

언제 처음 서로의 이름을 외웠는지, 마음을 열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함께'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아진 시간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최초! [남자학교] 졸업식!!

그 날의 발자취를 따라 함께, 걸어요.

추억을 보따리 삼아...





앗! 이 보따리 아니에요. 

이건 뭘까요~? 

남자학교 소년들에게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단박에 눈치채셨겠지요?

남자학교 김장 날(졸업식 바로 전날이었어요) 소년들이 담근 김치랍니다.. 

남자학교 문 여는 날 뛰어넘었던 문(광목)에 특별한 분께 편지를 써서 곱게 싸서 놔두었어요.






아니! 갑자기 웬 공부 모드? 

실은 공부하는 중이 아니라, '남자학교 발자취' 소개를 위해 열심히 멘트를 적는 중이에요. 

그 외에도 소년들은 전날 밤을 보내며 많은 것을 준비했답니다. 

준비는 아침까지 이어졌어요. 

무엇을 준비했는지, 졸업식을 통해 쭈욱~ 함께 보아요~~~






집짓기를 할 때부터 아이스티를 담당했던 국현이가 

우리만의 졸업식을 축하해주시러 오시는 분들께 대접할 아이스티를 타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이 오셨을까요?





바쁘신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박영복 명예교사(도예)와 박찬일 명예교사(요리)께서 참석해 주셨어요.




 

부모님들께서도 오셨고요. 

보호자들을 모시는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는데요,

소년들은, 극구 우리끼리만 우리만의 졸업식을 하자! 라는 의견을 굽히지 않았어요.

이유는? 뭐 여러 가지 이유를 대었지만, 결론은 쑥스럽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몰래(소년들은 눈치를 챘겠지만) 연락을 드렸어요. 

소년들의 의견도 의미가 있었지만, 보호자분들을 모셔야 할 큰 이유가 있었거든요.

그 이유는 포스팅의 말미에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특별한 손님들을 모시고, 남자학교의 졸업식이 거행되었습니다!

손님들을 모셨지만, 주인공은 '소년'이에요.




나와 남자학교의 물건을 통한 자기 소개 시간



소년들은 남자학교 안에서 자신만의 특별한 물건이 하나씩 생겼는데요,

고기를 굽는 국현이는 '집게', 감자를 잘 깎던 진훈이는 '감자칼', 

장작 패는 걸 좋아하는 진수는 '도끼' .... 이처럼 아주 소소한 물건들이에요. 

그치만 의미 있는 물건이기도 하지요. 

손님들께 '나'를 소개하기도 하지만 그동안 소년들의 생활이나 특기, 관심사 등을 엿볼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함께한 공간과 시간을 기억하는데 '나만의 물건'이 아주 특별한 단추가 되지 않을까요?




숫자로 만나는 남자학교 돌아보기



소년들의 자기소개가 끝나고, 숫자를 통해 남자학교에서의 일상생활을 돌아보았습니다. 


1 대한민국 최초의 유일한 남자학교

2 지각 결석 한 번도 안 한 사람 - 김성식, 표민

3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온 소년 - 3 km (남자학교~ 풍생고)

4 가장 많이 먹은 음식의 횟수(삼겹살)

*

*

*
등등...


아주아주 사소하고 소소한 일상의 날을 숫자로 보니, 뭔가 특별한 의미가 생긴 것 같네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Hot Issue ho!
내 모든 것 하나하나 Hot Issue
모두 다 Take control (모두 다 Take control)
난 항상 Hot it Hot it Hot it Hot it Issue


남자학교의 핫 이슈는?

일! 남자학교 지정 음료수 - 아이스티 

이! 가장 힘들게 먹었던 음식 - 더치 오븐 요리

삼! 가장 힘들었던 활동  - 집짓기

사! 남자학교 최초의 사고 - 김성식의 백 덤블링 후 사고

오! 방송 출연 -  SBS 생방송 투데이, KBS 뉴스, 한겨레 신문 등

 





아, 우리가 그랬었지.... 새록새록 기억이 떠오르나 봐요. 

그 시간을 함께 하며, 누군가에서 친구가 되었지요.

그래서, 준비한 것! 





친구에게 주는 상장입니다. 

장난스러운 문구로 적었지만, 마음을 담아 상장을 마련했어요.

상장을 주는 친구를 제비뽑기로 뽑고, 어떤 상을 줄지 그 친구의 이름을 머릿속에서

이리저리 굴리며 상장의 이름과 문구를 생각해 내었답니다.




'친구야 상 받아라~' 




핸드폰은 언제 사냐? 불쌍한 그대여~ 공기계를 깨알같이 잘 사용하는 상

남자학교를 다님으로써 성격과 친밀도가 많이 발전하여 준다는, 변화상

이 상이 상휘의 심장처럼 소중한 존재가 되길 바라며, 상(휘의 심)장 

식상한 개그로 분위기를 띄워주었다는, 식상  

상휘에게 주는 척하면서 승훈이에게 주장, 좀 더 잘생긴 상

잘 참여하고, 잘 놀며, 앞으로 자기 앞가림을 잘 할 거 같아서 주는, 앞가림상

패션과 비주얼을 담당하고 글로벌 리더쉽을 갖추고 있어 주는, Global Fashionista Leader Award 

*

*

등등


상장의 문구와 이름에서 친구를 향한 관심과 소년들의 재치와 유머가 묻어나지 않나요?




The Academy Of boys Misojigi Prize 

미소지기상


표 민


위 사람은 2013년 남자학교에 참여하는 동안 타인에 대한 배려와 예의있는 모습으로 

함께하는 친구들에게 미소와 행복을 주었기에 이 상을 수여합니다. 


남자중의 남자 미소남

상남자 김재현





재현이는 직접 남자학교 상을 디자인해서 가지고 왔는데요,

그 이름도 럭셔리한  The Academy Of boys Misojigi Prize랍니다. 

민이에게 주는 상 이름을 미소지기상이라고 해놓고, 

주는 사람에도 남자중의 남자 미소남 상남자 '김재현'이라네요. 

 얼마전엔  sns에 자신의 얼굴에서 빛이난다며, 정말 잘 생긴 것 같다고 글을 올려놓았더라고요.

재현이... 알고 보니, 왕자병이었나봅니다. ㅎㅎㅎ   :D






상장 전달식 중 상휘가 갑자기 가방이 있는 곳으로 가더니, 주섬주섬 무엇인가를 꺼냈어요. 

진훈이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하는데요,





그 선물은 상휘가 남자학교에 다니는 동안 입고 다녔던 교복

베O직 흰 색 반소매 티셔츠였어요. 

새 옷이라고 거듭거듭 강조해서 모두 폭소가 터졌답니다. 

이 옷을 입을 때마다 자기를 잊지 말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어요.




남자학교 졸업장 수여식



남자학교 졸업장은 박찬일 선생님과 감귤쌤이 전달해 주셨습니다.

음, 외부에서 공적으로 인정되는 졸업장이 아님을 미리 밝히는 바입니다. ^^;;


해맑은 미소로 분위기를 밝게 해주었으므로, 열심히 잘 먹었으므로, 자칭 남자학교 비주얼을 담당했으므로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었으므로, 씩씩하게 결정을 잘하였으므로, 은은한 미소와 여유로운 자세를 보여주었으므로

웃음을 찾아가는 모습이 예뻤기에, 순수하고 엉뚱한 매력을 보여주었으므로........*** 등등



앞으로 잘 보고, 잘 듣고, 잘 말하며 삶의 주체로서 자신의 인생을 꾸려나갈 가능성을 보여주었기에

이 상을 수여합니다. 






졸업장 수여의 마지막은 깊고 진한 포옹으로...





여기서 졸업식 끝? 아니라오~ 아니라오~ 여기서 끝이 아니라오오오~ 

소년들이 아침부터 공부 모드로 돌입해서 쓴 남자학교 발자취 소개시간이 이어졌습니다. 

고무신의 '숫자로 돌아보는 남자학교'가 그동안의 생활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시간은 소년들이 명예교사들과 함께했던 '집짓기, 연극, 도예, 음악, 요리, 캠핑'을 소개함과 동시에 

그때 느꼈던 마음들을 적나라하게 이야기했어요. 





뻘쭘하게 서서, 연신 머리를 긁적거리면서도 

'땡볕에서 집 지을 때 너무 힘들어서 도망가버리고 싶었다.' 등

진솔하고 솔직한 내용이 웃음을 자아내게 하였어요.

박수까지 치시며 웃으시는 진수 할머니의 표정으로 짐작할 수 있으시겠죠?

그런데, 이렇게 웃으시던 할머니께서 모두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드셨어요. 





할머니께서 준비해오신 편지 때문이었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편지를 읽어내려가신 할머니를 꼭 안아드리는 진수를 보며 모두의 가슴이 따스해집니다. 

진수에게 할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래요. 

할머니에게도 진수가 가장 소중한 보물이겠죠?

하지만 소중하다고 계속 품에 안고만 있어서는 안 되는 보물입니다. 

아직은 학생이고, 한없이 어려 보이는 손주이고 아들이지만

보내주어야 할 때입니다. 그래야 자신의 삶의 주체로서 서게 될 테니까요. 

보호자들을 모신 이유랍니다. 

자녀가 내려오려고 해도, 부모님께서 내려놓지 않으신다면 제대로 설 수 없을 테니까요. 





"걱정하지마! 그림자가 되어 든든하게 뒤에 버티고 응원할 거야. 

하지만 너의 삶의 주체는 너란다!"


소년들의 뒤에서 앞으로 너의 인생을 살라고, 소년에서 남자가 되라고

힘을 실어 힘껏 밀어줍니다. 







그리고, 힘껏 안아줍니다.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포옹이 더 많은 것을 전달해줄 때가 있죠

상대를 밀어낼 수 있는 가장 짧은 거리 

상대를 안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거리

아마도, 팔 길이만큼일 텐데요

그 길이를 줄이지 못해 서로에게 상처를 줄 땐 너무나 먼 거리지만

한없이 많은 것을 안고 나눌 수 있는 거리입니다. 

인생의 선배로서, 동반자로서, 응원자로서, 친구로서

말없이 깊고 찐~~~~하게 포옹하고 

그냥, 서로 씩 웃어버렸어요.






아무 날도 아니었던 금요일이 특별한 날이 되었습니다.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누군가가 친구가 되었습니다. 

늦은 봄에 만나 겨울의 문턱에 이르기까지 매주 금요일

참 많은 것을 함께 했고, 나누었습니다. 

11월 2일. 남자학교 닫는 날.

소년들의 이야기는 끝이 났습니다. 

앞으로 저마다의 남자 이야기가 시작되겠지요.

우린, 자꾸자꾸 더 크게 웃습니다. 

함께 할 수 있어서 참 행복했기 때문입니다.

안녕~~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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