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보는 노리판] 세대가 마주보는 마당

2014 문화예술명예교사 손진책 선생님과 함께하는

[마주보는 노리판]

세대가 마주보는 마당

지난 21일 일요일, 그리고 2014 Happy holidays 2014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 당일에 

손진책 선생님과 함께하는 <마주보는 노리판>이 진행되었습니다.

바로 이 곳, 국립극장 지하 1층 카페 '라운지디'에서

손진책 선생님의 강연을 듣고 난 다음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를 감상할 거에요.

이렇게 한 켠에 준비된 공간, 오늘의 신청자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분들과 특별한 하루를 만들게 될까요?

설레는 마음!

먼길 오시는 분들을 위해 여러가지 음료를 준비했습니다.

어린이 친구들의 선택은 역시나 생과일쥬스!

 

<마주보는 노리판>은 가족 여러분을 대상으로 

진정한 효의 의미를 알아보고 세대간의 화합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마련되었습니다.

이렇게 부모님을 모시고 오신 효자 신청자분! 

아버님은 잠시 자리를 비우신 순간, 카메라를 들이대자 어머니는 활짝 미소를, 아들은 쑥스러운 미소를 짓네요.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이 참 따뜻하고 아름답죠?

어느 새 신청자들이 속속들이 모여주셨습니다.

이 분이 바로 마당놀이의 연출가이신 명예교사 손진책 선생님입니다.

오늘 손진책 선생님과 함께 마당놀이의 탄생과 의미에 대해 알아볼 거에요.

손진책 선생님의 등장하시자 참여자분들이 박수로 맞아주셨어요.

안녕하세요!

어린이 친구들도 멋쟁이 모자 어르신들도 모두 반갑습니다. 

그럼 우리 함께

마당놀이를 만드신 손진책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마당놀이는 손진책 선생님께서 1981년에 마당놀이라는 이름을 붙여 30년간 공연되었다고 합니다.

오랫동안 꾸준히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추억을 만들어 준 마당놀이입니다.

 

‘마당놀이’하면 떠오르는 윤문식, 김성녀 등 대표 배우분들이 그 긴 세월동안 활약해주셨습니다.

손진책 선생님께서는 후진들을 양성하기 위해 

2011년에 30년을 끝으로 마당놀이의 1막을 내리고

새로운 30년의 포문을 열어 새로운 제작여건, 새로운 배우들과 함께 2막을 열고 싶은 마음이셨다고 합니다.

마당놀이 2세대인 셈이죠.

그래서 1막이 막을 내린 4년만에 마당놀이의 제 2막이라고 할 수 있는 <심청이 온다>가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마당놀이 하면 이렇게 흰 천막을 떠올리시지는 않나요?

음~ 아무리 둘러봐도 천막극장은 보이지 않고...

눈치채셨나요? 

이번 마당놀이는 국립극장의 해오름극장에서 공연이 됩니다.

국립극장이라고 하면 한 나라의 공연예술을 대표하는 극장입니다. 

가장 정체성 있는 공연을 해야하고 글로벌한 추세에 맞추기도 해야합니다. 

가장 정체성이 뚜렷한 공연을 하기 위해 그에 맞는 공연을 기획하고 실행하지요.

외국에서는 연말이면 축제처럼 늘 하는 공연이 있죠. 

<호두까기 인형>                                                              <스크루지 영감>

발레로 치면 호두까기 인형, 연극으로 치면 스크루지 영감 등 매년 연말에 빼먹지 않는 레파토리 공연이 떠오릅니다.

우리나라도 이처럼 매년 연말 연초에 꼭 봐야할 공연!으로 자리매김하는 하려는 의지로

국립극장에서 한국의 전통성이 녹아든 연희, 마당놀이를 하게 된 것이랍니다.

 

여기서 잠깐!

마당놀이는 왜 마당놀이일까요?

마당놀이라는 말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1981년, 당시 문화방송에서 창사 21주년 기념 공연을 기획하기로 했는데요.

창사를 기념하여 시청자들과 사회에 환원하는 의미에서 

공개방송 공간에서 좋은 공연을 만들려고 한 것이 마당놀이의 시작이었습니다.

우리는 마당이라는 곳을 멍석을 피고 북치고 장구치는 옛날 것이라 치부하지만,

마당놀이의 마당은 두 발을 딛고 있는 여기, 일상의 공간입니다. 

마당을 통해서 출근하고 친구를 만나고 생활을 시작합니다.

    

예로부터 마당은 돌잔치, 환갑잔치, 상여가 나가는 길도 마당이었고

새 생명이 태어나 탯줄을 태우고 곡식을 말리고 타작하는 공간도 마당이었으며, 

이웃간 정보를 공유하고, 담소를 나누며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판결을 내려주는 것도 마당이었습니다. 

마당이라는 것은 생활현장 그 자체입니다. 

감상하는 정원과는 다른 곳이지요. 생활과 직결 되어 있습니다.

공간적으로는 여기, 시간적으로는 지금, 현재입니다.

정신적으로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지금 여기에서 인간다운 삶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바로 마당의 정신입니다.

 

연극은 영어로 Play입니다. 연극의 기원은 놀이이지요.

각국의 연극의 어원은 거의 대부분 놀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 여기에서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기 위한 우리의 연극, 이것이 마당놀이입니다.

 

‘놀이’를 소비적이고 퇴폐적인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놀이는 생산성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생산을 하기 위한 휴지이고 생산을 하기 위한 하나의 발딛음입니다.

 

손진책 선생님께서 하시는 주옥같은 말씀들을 잊어버릴까 하나하나 메모하시네요. 꼼꼼!

이어지는 말씀, 마당놀이에 대한 오해! 

심청전, 허생전, 흥부전 등 고전을 마당놀이극화해서 보여주었기 때문에 옛 것이라 생각하지만, 

셰익스피어의 희곡과 같이 현대적인 마당놀이도 많답니다.

시대를 초월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작품을 통해 오늘을 보게 하는 것입니다.

'오늘의 현실이 어떠한가'하고 돌아보자! 하는 것입니다.

 

한국의 연극은 기본적으로 희극정신과 놀이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떠한 고난이나 서러움에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객관화 시켜 뛰어넘는 것,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것입니다. 

건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지요. 농담으로 시련을 극복하는 정신입니다.

이 놀이정신은 한국인이 가진 대륙적인 기질이 바탕이 되는데요.

‘곧 죽어도’ 라는 말이 있듯이 쪼잔하고 쩨쩨한 것을 싫어하며 대범함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일제시대를 거치며 우리는 우리 것을 구시대적이라 생각하고 빨리 버리고 

서구적인 것으로 가치를 전환시키고 받아들이는 것만이 목표인 것처럼 살았습니다. 

우리의 연극은 열등하고 덜 진화된 것으로 교육받고 세뇌되고 있었던 것이죠. 

손진책 선생님께서는 우리는 우리의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으셨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현재는 문화의 힘과 가치, 중요성을 인식하고 바로잡으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제대로 된 문화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우리의 가치에 집중하여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이러한 기제를 가진 공연이 바로 마당놀이입니다. 

상고시대부터 우리 조상들이 물려준 공연의 전통성을 잇는 것이 바로 마당놀이가 가진 참된 의미에요.

우리의 꼬마 친구들, 아이들이 서구적인 것만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소중히 여길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합니다.

마당놀이를 감상하시다 보면 조상들이 물려준 우리 공연문화의 전통성이 여기에 있구나 하고 느끼실 거에요. 

마당놀이에서의 관객은 단순히 구경꾼이 아닌 참여자입니다. 

보는 사람과 공연하는 사람이 구별되어 있지 않습니다.

손진책 선생님께서는 참여자분들께 보는 사람으로만 앉아있지 말고, 

같이 나와서 춤도 추고 얼씨구~하며 추임새도 넣어주고 참여해주셔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참여자분들께 신신당부!

같이 한바탕 어울려 주실꺼죠?

신명나는 마당놀이 기대가 되는데요.

그에 앞서 마당놀이의 형식에 대한 설명이 있습니다.

연희의 형식은 ① 북치고 장구치며 온 마을을 걸어서 노는 판에 도착하는 길놀이,

② 놀이에 온 분들이 무탈하게 잘보시고 돌아가게 해주십쇼, 하는 바람을 담은 고사,

③ 한바탕 신명나게 놀아보는 본놀이, 

④ 전 참여자가 같이 춤추고 즐기는 뒤풀이로 구성되어 있다고 알려주셨어요.

이제 감상할 <심청이 온다>를 통해 진정한 효의 의미를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특별한 하루와 함께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셨길 바라면서!

 Happy holid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