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 belle Paris :플래티늄 한복 드레스 미니어처


사람이든 꽃이든, 활짝 피어나는 한 때가 있다.

나의 한 때는, 지구 반대편에서 오랜 시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파리로 간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그랬다.

이영희씨에게는 너무 늦었고, 한복에게는 너무 이른 때라고.


그러나 그 곳에 가서야, 끝내 들은 한 마디.


"Madame. 바람의 옷은 왜 이제서야 왔습니까?"


물론 시절은 지나가고, 때는 저물지만

지금도 행복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때, 바로 그곳에

내가 있었기 때문에.




아직 못 다한 이야기


언젠가 책에서 읽은 구절이 생각나는 군요.

열정이 있는 사람은 절대 나이들지 않는다는...

저희가 찾아뵌 이영희 디자이너님은, 바로 그런 분이셨습니다.

빛나는 눈에 열정이 넘치고, 수줍은 미소에 소녀같은 생기로움을 간직하신 분.



"전화를 받고 어떤 물건을 내놓을지 많은 고민을 했어요.

그런데 나의 디자이너 인생에서 가장 의미있는 것을 찾아보니까, 딱 생각이 났어요.

2004년, 파리에서 고별무대를 가졌을 때. 메인 드레스였던 플래티늄 드레스가 있어요.

그때 그걸 제작하고 남은 천으로 미니어처를 만들어 인형에 입혀두었었거든요.

나에게 굉장히 의미있는 무대였고, 또 굉장히 의미있는 옷입니다." _ 명예교사 이영희 한복디자이너



이번 [명예교사의 물건] 주인공이자, 이영희 디자이너님의 보물.

 플래티늄 한복 드레스 미니어쳐입니다.

원래의 드레스에는 없는, 머리띠까지 앙증맞게 씌워두셨어요.


혹시 원래의 드레스가 궁금하실까봐,

런웨이에 섰던 드레스의 모습과, 또 칸영화제에서 김희선씨가 입으셨을 때의 모습도 보여드립니다.

한복의 속치마 같기도 하고, 유럽의 이브닝 드레스 같기도 한 독특한 디자인데요,

드레스의 디자인에 대해서도 여쭤봤습니다.



" 맞아요. 한복에서 저고리를 벗어던진 형태예요.

한복 치마인데, 저고리없이 이것만 입어도 훌륭한 드레스가 됩니다.

파리에 있던 시절, 한복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을까 정말 많은 고민을 했어요.

그러다 발견한거죠. 한복에서 저고리만 벗어도, 드레스가 되는구나!

그 저고리 하나 벗기기가 그렇게 어려웠어요.

파리에서 꼭두새벽부터 박물관을 다니고 패션쇼도 많이 보고 여행도 많이 하고 많이 보려고 노력하니,

그제서야 벗겨지더라구요. 참 쉽고도 어려운 거. 그게 디자인이고 인생인 것 같아요."

_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 명예교사



사람들은 이영희 디자이너님을  한국보다 외국에서 더 유명하신 분이라고들 하는데요,

가장 놀라우면서도 궁금했던 점이,

그 시절에 어떻게 한복으로 오뜨구뛰르에 서실 생각을 하셨을까 하는 점이었어요.


"다들 그랬어요. 치마 저고리만드는 주단집 아줌마가 무슨 파리에 가냐고. (웃음)

아직까지도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죠. 나는 딱 한마디만 해요.

한복을, 우리의 옷을 시시하게 보지 말라. " _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 명예교사


말씀을 너무 겸손하게 하셔서,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아 그냥 파리에서 패션쇼 한 번 하셨었구나.' 생각하겠지만,

1994년부터 생제르망에 여셨던 부띠크에는 세계의 바이어들이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구요.

1996년에 파리 뤽상부르궁전 오랑제리에서 선보였던 '바람의 옷'은 그야말로 극찬중의 극찬을 받았던,

한복 디자인계의 전설같은 이야기로 남아있답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께, 마지막 바람이 있으신지 여쭤봤어요.


" 나의 목표는 언제나 한결같아요. 한복을 세계인에게 입히는 것이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한국 사람부터 한복을 자주 입고 사랑해야겠죠.

이제는 다 커버린 어른들에게 한복을 입지 않는다고 야단쳐봤자 소용이 없어요.

유년시절부터, 아기 때부터 우리 옷을 입어버릇해야지.

전 문화생활이라는 게 그런거라고 생각해요.

캠핑가고 좋은차타고 레스토랑 가는게 문화 생활이 아니고요.

오늘 인터뷰 오신 분들부터 약속해주세요. 결혼해서 아기를 낳으면 꼭 한복을 잘 입히겠다구요."

_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 명예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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