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가 물려준 화구박스

 

어린 화가에게 이모는 세상의 전부였다.

이모는 아이의 아버지였고, 

눈에 감기는 풍경이었고, 아이가 품어야 할 색채였다. 


"우리 두원이는 커서 좋은 화가가 될꺼야"


이모의 목소리를 따라, 아이는 세계를 그려나갔다.

시간이 흘러 이모는 떠나고 목소리도 점점 희미해져가지만

아이는 여전히 선을 그리고 색을 칠한다. 


언젠가 진짜 좋은 그림을 그리는 때가 되어야 열 수 있을

이모의 화구박스가 남아있기에...







아직 못다한 이야기







그의 첫 인상을 한마디로 표현해보자면, 이렇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21세기에 나타난, 개화기의 모던보이.’

그는 정말로, 옛 시대의 소년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웃을 때는 솔직하게 웃고, 슬픈 이야기를 할 때는 큰 눈 가득 그리움을 담아내는 사람.


그리고 그는 그 그리움이, 돌아가신 이모를 향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과연 이모님이 물려주셨다는 화구박스를 열자,
테라핀이 날아간 물감에 뒤섞여,

애달픈 공기같은 것이 가득차 있었습니다.


어린 조카의 호박나무 그림을 칭찬하고,
감나무 위의 까치로 시를 써보라 했다는 이모님.

커다란 aiwa 라디오를 사들고 멀리 멀리 군부대면회를 왔다는 이모님.


그 이모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마도,
이두원화가의 천진난만한 그림들을 만날 수 없었겠지요.

혹시 이두원화가를 조금 더 알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최영두 뮤지션이 이두원 화가를 보고 작곡한 곡 -
‘하나의 미묘한 긴장감’을 추천해드립니다.


한들 한들 붓질하는 모습,

그림을 그리다 삥-하고 넋을 놓는 모습,
아코디언을 부는 사나이처럼 비장하게 색을 칠하는 모습을

음율로 만나보실 수 있을테니까요.

 


롤링카메라


블로그 이미지

알 수 없는 사용자

문화예술 명예교사 사업 [특별한 하루]의 블로그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