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념을 버리고


“모르고 오면 좋습니다.

무엇을 가지고 오는 것을 관념이라고 하는데 그것을 가지고 오면 드러내는 데 시간이 걸려요.”



이번 창작형 프로그램은 김아타 명예교사가 자신의 철학과 사상을 작품으로 드러내는 데 가장 큰 바탕이 되는 ‘대화법’을 경험해보는 시간으로 완주 송광사에 모여 1박 2일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명예교사는 참여자들에게 ‘오늘 여기 와서 뭐 하는 거지?’라는 의문이 들지 않았냐며 다른 프로그램과는 달리 세부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던 숨은 의도를 먼저 얘기했습니다. 



 

 

 

 





 

 

 

#오브제와의 만남, 사적인 대화


“대화의 본질은 새로움이에요.

우리는 오늘 관심을 주지 않았던 것과의 대화를 통해 새로움을 느끼게 될 겁니다.”


“대화하는데 가능하면 쉬운 오브제를 찾으세요. 풀 같은 것. 슬쩍 지나가는 흔해 빠진 것을 오브제로 잡으세요.

아니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잡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멈추라고 할 때까지 그 앞에서 오브제와 사적인 대화를 진행하세요. 

얼마나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얕은지 철저하게 느끼게 될 것이고 새로움을 경험하는 깊은 성찰이 있을 거예요. 

그 시간 동안 찾아오는 모든 감정, 느낌을 끊임없이 집중하고 써야 합니다. "

 

 

명예교사는 이 프로그램을 설명할 때 ‘트레이닝’, ‘훈련’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원래는 한 달 정도 진행할 수 있도록 총 7단계로 구성되어 있지만 특별한 하루에서는 1단계만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레이닝의 핵심은 ‘대화’로 하나의 사물을 정하여 관찰하고 사색하는 과정을 통해 느끼는 생각과 감정을 적어보는 것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참여자들은 장장 5시간 동안 각자 정한 오브제와 대화를 진행하였고 그때그때 느낀 감정을 노트에 적었습니다. 이후에는 대화의 시간을 몸으로 표현해보는 퍼포먼스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유, 성찰


“멍을 조금 살짝 때리는 게 사색하는 것이고, 멍을 조금 깊게 때리는 것이 사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게 때리면 세게 때릴수록 사유의 깊이가 깊어지고 그 결과를 성찰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것이 먼 곳에 있는 게 아니고 지금 이 자리에서 이 순간에서 일어날 겁니다."



5시간 동안 진행된 대화를 통해 참여자들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난생처음 겪어보는 시간이었다고 고백하며 일상에서 쉽게 보던 사물 앞에서 이렇게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얘기했습니다. 저녁에는 낮에 진행했던 대화를 통해 어떤 사유와 성찰이 일어났는지 자유롭게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참여자는 ‘돌’ 앞에 앉아서 강직한 돌의 이미지와 특성을 반추했고 그에 비해 모난 자신의 성격을 떠올리며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습니다. 회화를 전공하고 있는 한 참여자는 자신이 정한 오브제가 처음에는 회화를 위해 사용하는 도구로밖에 보이지 않아서 애를 먹었다며 익숙한 사고의 틀에서만 늘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전했습니다.



 

 



#관념을 비우니 찾아오는 새로운 것

 

 

“오브제는 내 것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예요. 바위하고 어떻게 대화를 하겠어요.

바위가 나의 반사에요. 내 이야기를 들어줘야 나올 것이 있잖아요.

결국에는 내 것을 드러내는 훈련입니다.

그것을 다 비우고 나면 이제 새로운 게 보이고 궁금한 것들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처음 프로그램의 문을 열 때 강조했던 ‘관념’이 비워지고 나니 비로소 새로운 것이 찾아올 수 있음을 모두가 실제로 경험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토론을 마무리하며 명예교사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지식과 뿌리 박힌 '관념'들이 비워지는 작업이 이뤄지고 나면 내 안에 있던 새로운 에너지가 마구 샘솟을 것이라고 얘기하며 특별한 하루를 통해 각자의 잠재된 에너지가 엄청나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싶었다는 바람을 전달하였습니다. 늘  빠르게 변화하는 일상에서 살다가 잠시 정체된 곳에서 침묵하며 오롯이 자신에게 질문하고 성찰했던 시간은 모두에게 새로운 원동력이 되었을 것입니다. 명예교사가 제시했던 방법들을 떠올리며 꼭 각자의 일상에서도 적용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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