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전 청년 박영복의 이야기 : 처음 빚은 도자기


1982년, 어느 가을의 이야기

도자기를 배우고 싶어 상경했지만, 뚝배기 공장에 취직한 어느 청년의 이야기

너무나도 흙이 만지고 싶어, 도자기가 사무치게 그리워,

뚝배기 두 개를 이어 병을 빚었다는 가슴아린 이야기


이 병안에 무엇이 담겼느냐 물으신다면, 나 답합니다

느리지만 뜨겁게 타오르는,

어느 도자기공의 고집스런 인생이 담겨있노라고




아직 못 다한 이야기


쌀쌀한 바람이 옷 깃을 에는 11월.

한 낮의 햇볕만큼 반가운 분이 저희 사무실을 찾아와주셨어요.

이번 [명예교사의 물건] 주인공이신, 도예가 박영복 명예교사님이십니다.



소탈한 외모, 진솔한 말씀.

짧은 시간이지만 이야기를 나눠보고 나니,

박영복 선생님의 도자기들과 너무나도 닮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답니다.



'22살이던 1982년에, 제가 처음으로 만든 거예요.

뚝배기 두개를 이어붙여서 만든건데, 작품이라하기에도 뭣하고,

도자기라고 하기에도 뭣하지만, 저에겐 너무 소중한 것이에요.

올해 함평에서 개인전시회를 하면서,

도자기를 빚은지 30년째라는 의미에서 30점을 전시했죠.

그 때, 이 도자기를 전시했었어요. 제 도예가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니까요.' _ 명예교사 박영복



사진을 보면, 병 위에 한자들이 많이 새겨져 있는데요,

바닥에는 만든 해 1982년 이라는 글자와,

당시 선생님의 호였던 독마()가 새겨져 있구요.

옆면으로는 공자의 '대장부'에 관한 문장이 새겨져 있습니다.


10년전에는 이 작품과 꼭 닮은 작품을 만들어보기도 하셨대요.

그 작품의 이름은 '합()'

다른 두 개가 같은 하나가 된다는 의미였다고 합니다.



박영복 선생님께서는 특별한 하루 [남자학교]의 선생님이기도 하신데요,

[남자학교]여는 의식에 주셨던 선물이 저희 사무실 벽에 소중하게 걸려있어요.

오늘 인터뷰에서는 선물의 의미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답니다.


'저는 인연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저 병들에는 하나하나 다 사연이 담겨있어요.

누구와 어떤이야기를 하면서 마셨는지 병만봐도 알 수 있죠.

남자학교 아이들과도 소중한 인연, 여기 선생님들과도 소중한 인연이 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이 선물을 드렸던 겁니다.'


웃음도 많고, 눈물도 많고, 정도 많으신 분.

굽는 도자기마다 따뜻한 인품이 듬뿍 배어나오는 분,

박영복 선생님과의 소중한 시간을 담은,

사심 가득 들어간 포스팅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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