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쪽물장이 염색장 '정관채 명예교사'와 함께한


*자연을 탐하다*








눈에 담은 것들을 가슴 한편 어딘가에 걸어두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자연의 숨소리에 맞춰 나의 심장도 두근거리고

자연의 빛깔과 향기에 몸과 마음을 위로받는

바로 그런 날이 아닐까 싶은데요...



삶의 허기와 갈증을 채워주는 오아시스를 만난 행복한 1박 2일!!

자연에 한껏 취해, 마음껏 탐하였던 나주 샛골에서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염색장 정관채 명예교사

"특별한 하루가 행복한 1박 2일이 되길 바라요."_정관채 명예교사


목동 같은 미소로 목마른 낙타들을 행복의 오아시스로 이끄신 낙타 몰이꾼! 정관채 명예교사를 소개합니다~


정관채 명예교사는 한국에서 사라질뻔한 쪽염색을 복원해 내신 분이세요.

산업화 바람과 함께 화학 염료의 발달로 쪽염색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던 1970년대,

미대 1학년이던 시절, 정관채 명예교사는 쪽염색을 되살릴 제자를 찾던 교수님으로부터 쪽씨를 건네받았습니다.

우연이 받아든 쪽씨가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모른 채, 청년 정관채는 쪽씨를 두 손에 쥐게 되었죠.

나주는 예로부터 쪽염색의 본고장으로 쪽을 재배하기에 적합한 자연환경이래요.

하지만 농사가 어디 쉽나요?

수년간의 시행착오를 딛고, 대학 졸업반 무렵이 되어서야 겨우 쪽재배에 성공할 수 있었답니다.

그 후, 수많은 연구와 도전 끝에 전통방식의 쪽염색인 발효쪽 염색을 복원해 내신 거죠.

그리고 2001년 마흔셋의 나이에 중요무형문화재 제115호 염색장이 되었답니다.


염색장은 천연염료로 옷감을 물들이는 장인을 말하는데요,

정관채 명예교사는 명실상부 우리나라 최고의 쪽물장이 염색장이랍니다.

하지만 1박 2일 동안 우리가 느낀 건 행복 전도사였어요~

함께해서 참, 행복했던 시간 속으로 빠져보아요~






나주 샛골에 위치한 정관채 염색장 전수관에는 박물관이 있는데요

명예교사께서 직접 염색하신 천과, 그 천으로 사모님께서 만드신 작품들로 가득 채워져 있어요.

그 빛깔이 어찌나 곱고 깊고 기품이 있는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답니다.

그에 따라 참여자들의 기대감도 한껏 부풀어 올랐지요.





염색에 들어가기에 앞서, 참여자들의 자기소개 시간이 있었어요.

이번 프로그램에는 10대부터 5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하고, 서울·경기·전라남북도 등 사는 지역도 다양한 분들이 참여하였답니다.

참여자분들 중에는 다른 곳에서 천연염색을 경험해본 분들도 있었는데요,

정관채 명예교사께 직접 쪽염색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에 어찌나 감격하시던지요.

이 때만 해도, 얼마나 고단한 하루가 시작될지 몰랐었지요. ㅎㅎㅎ


"쪽염색은 자식을 키우는 정성이 아니면 할 수 없어요."_정관채 명예교사

라는 말씀을 듣고도 말이에요.





아니. 염색하러 와서 웬 농활?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달려간 곳은 쪽 밭인데요, 단지 천연염색을 경험해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우리나라 전통방식의 쪽물을 만드는지 모든 과정을 경험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거든요.

그러려면 가장 먼저 쪽을 채취해야 하니까요.





"내 피부는 소중하니까~~"

콩밭 매는 아낙네 마냥 모자를 뒤집어쓰고, 낫으로 쪽을 벱니다.

생전 처음 해보는 낫질이 어색하기 짝이 없고,

흐르는 땀줄기에 온몸이 젖어가지만 모두 열심히 낫질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낫질도 어렵지만, 베어낸 쪽을 전수관으로 옮기기도 힘드네요.

엄마와 함께 참여한 이주(11살)도 열심히 옮깁니다.

얼마나 열심히 신 나게 하던지, 어른들이 아무리 힘들어도 힘들다고 할 수가 없었답니다.

1박 2일 동안 귀요미 담당을 톡톡히 하였지요.





손목이 가는 여성 참가자들도 팔뚝의 힘줄이 불끈 튀어나오도록 열심히 나릅니다.

남녀노소 봐주지 않습니다.   :D





아무리 힘들어도 사진을 찍을 땐 활짝 건치 미소를~

뒤에 서 계신 참여자분(김민지님)때문에 마치 공포 영화 포스터 같은 분위기네요.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 아무것도 모른 채, 주인공들은 쪽을 베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활짝 웃는 영화 주인공들 뒤로 공포의 손길이 다가오고 있었으니..... "

커밍~ 쑤운~~~~





쪽물을 만들기 위해 채취한 쪽을 물항아리에 차곡차곡 넣고, 돌을 올려놓은 후 오랫동안 우려냅니다.

그리고 며칠 있다가 잎에서 물이 빠지면 쪽을 건져내고, 그 물에 굴껍데기를 구워서 만든 석회가루를 넣고 횟대로 힘차게 저어줘요.





이렇게 힘차게 횟대로 저으면 쪽색으로 변화한답니다.

이때 물보라가 이는데요, 노랑, 보라, 연두, 초록, 파랑 등의 색으로 비치게 되지요.

여기서 끝?

설마요.....

이후 윗물은 버리고 항아리 아래에 가라앉은 침전물만 꺼내 시루에 넣고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 잿물을 만들어 통과시켜요.

이 물을 25~30°C로 유지시키며 매일 2~3차례 힘차게 저어줍니다.

그러면 보름 정도 뒤에 비로소 쪽물이 완성되는데요, 이 염료를 바로 ‘꽃물’이라고 한답니다.

이해가 쉽지 않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교학사 고등학교 미술교과서


교학사 고등학교 미술 교과서에 수록된 쪽염색 제작 과정인데요,

간단하게 설명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해가 훨씬 쉬우시죠?

맨 아래 사진에 정관채 명예교사의 모습이 보이네요. ^^





짠~ 이게 바로 꽃물이에요.

꽃물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하는 것은 바로 ‘물발’이라고 해요. 저을 때마다 뒤엉켰다 풀리는 실타래 같은 물발이 서야

진정한 꽃물이라 부를 수 있답니다.

아! 물론 이 꽃물은 참여자분들이 만든 건 아니에요. 예전에 정관채 명예교사께서 만들어 놓으신 거죠 ㅎㅎㅎ ^^;;

오늘은 쪽은 담가 놓는 것까지만 하고, 명예교사께서 미리 만들어놓으신 꽃물에 염색하기로 했답니다.


"나는 쪽물을 꽃물이라고 해요. 항아리 가득 담겨있는 쪽물을 보면 꽃이 핀 것 같아요.

그냥 보면 한 가지 색깔 같지만, 자세히 보면 빛과 만나 붉은색, 초록색, 보라색, 검은색으로 비치며 마치 꽃이 핀 거 같거든요.

자~ 어떤 색깔이 나오는지, 천을 담가 볼까요?" - 정관채 명예교사





잘 발효된 쪽물에 천이 뭉치지 않도록 아래부터 솔솔 풀어내며 담가줍니다.

처음 쪽물에 염색하면 천이 연녹색을 띠는데요, 공기 중에 펴면 점차 녹색에서 파란색으로 변한답니다.

반복해서 염색하면 색이 점점 짙어지고요.





마당에 널어놓은 천이 파도가 되어 넘실대는 것만 같습니다.

쪽빛 바다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 알 것 같아요.





항아리에 담긴 발효쪽물에 염색한 천을 일단 햇볕에 잘 말립니다.

그리고 천이 마르면, 물에 여러 번 헹궈주어야 합니다.




천이 마를 때까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수 없죠!

딱! 이맘때!! 쪽을 채취할 수 있는 시기에 할 수 있는 '생쪽 염색'을 하기로 했어요.

낫으로 벤 쪽대에서 쪽잎을 따서 잘 골라냅니다.





그리고 골라낸 쪽잎을 절구에 넣고 빻습니다.

낫질에 절구질까지... 모두 처음인 일 투성입니다.

팔다리가 아프지만, 괜스레 삐질삐질 웃음이 흘러나오는 건 무슨 연유일까요?





생쪽염색은 제작과정이 매우 간단합니다.

1. 쪽을 벤다.

2. 쪽잎을 딴다.

3. 쪽잎을 절구에 넣고 빻는다.

4. 물을 들인다.

 

*^^*


하지만, 생쪽을 구하기가 쉽지 않고 이렇게 천을 염색할 만큼의 양을 구하기엔 더더욱 어려우니

'특별한 하루'가 아니라면 어디서 이런 귀한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요~~~자랑자랑~~~~





발효쪽염색이 청색에 가깝다면, 생쪽염색은 옥색을 띠어요.

에메랄드 옥빛이 이런 색일까요?

쪽잎의 물이 천에 그대로 물들여, 목에 두르고 다닐 때마다 풀냄새가 날 것만 같네요.

자연을 그대로 담은 옥색 스카프를 목에 두를 생각을 하니 그 어떤 보석도 세상 부럽지가 않습니다.





생쪽 염색이 끝나갈 때쯤, 마당에 널어두었던 발효쪽 염색천이 말랐어요.

초가을이 시작되어 볕이 좋아 금세 마르더라고요.

염색한 천을 물에 여러 번 헹궈냅니다.

이래서 천연염색을 일명 막노동이라고 하는군요.

하지만 몸이 고된 만큼 마음은 더없이 가벼워집니다.





푸른 쪽물이 가슴속 찌꺼기를 씻어주는 듯

쪽빛을 머금은 천이 바람이 나부낄 때마다 마음의 근심이 함께 날리는 것만 같습니다.






하늘을 걸어놓은 듯...

바다를 걸어놓은 듯...

시리도록 고운 쪽빛을 마주하니, 가슴이 물기를 머금은 듯 먹먹해져 옵니다.


누군가 아련하게 그리워지기도 하고,

저절로 시 한 수가 읊조려질 것 같기도 하고요.

가슴속 깊은 곳에 웅크리고 있는 나에게 누군가가 말을 걸어오는 듯...

이 순간이 참, 행복합니다.





참여자분들의 얼굴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네요.

어느덧, 반달 눈이 되고 어린 아이 같은 순수한 미소가 피어오릅니다.





함께 참여한 연인들은 사랑이 더욱더 돈독해진 듯하네요. 

수천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쪽염색처럼 깊고 긴~ 사랑하세요~~~





아, 그 모시의 쪽빛을 무어라 표현했으면 좋을까.

한바다였고 깊고 깊은 가을 하늘이었다... 그것은 차라리 슬픔이었다.

나는 정신을 잃고 보고 또 보고 했다...

그 빛깔, 그 감촉을 무어라 표현해야 할까.

나는 한 마디밖에 모른다, 꿈결!


-시인 김지하





하루해가 저물어 가네요.

쪽빛을 가슴에 품고, 꿈결 같은 하루가 흘러갑니다.





다음날. 이른 아침부터 분주합니다.

7시 반에 모여 아침 식사를 하고, 전수관으로 이동했어요.

오늘은 또 어떤 반짝이는 하루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우리나라 전통색의 기본은 오방색이에요. 오방색이란 황색, 청색, 적색, 백색, 흑색인데요,

이는 음양오행에 기반을 둔 것으로 각각의 색은 방위와 관련이 있고, 음양오행의 원리가 각각의 방위에 놓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일상생활에서 음양오행에 따라 색을 맞춰 사용했습니다. 의복의 색 또한 음양의 조화를 추구했고요.

여러분이 어제 염색한 쪽이 바로 청색입니다. 오늘은 홍색과 황색을 염색할 거예요."_정관채 명예교사




"홍색과 황색을 염색할 수 있는 천연재료는 매우 많은데요, 오늘 여러분은 홍색은 '소목'이라는 나무로, 황색은 '메리골드'라는 꽃으로 염색할 거고,

매염제로 명반과 철(FeSO4)을 사용할 거예요. 같은 염액을 써도 매염제에 따라 다른 색이 나오는데, 명반은 맑고, 선명하고, 밝게 색이 나오고,

철은 어둡고, 무겁고, 탁하게 색이 나옵니다. 소목은 붉은색과 보라색이 나오고, 메리골드는 노란색과 카키색이 나오게 됩니다.

견뢰도가 좋으려면 한 번의 염색에 원하는 색을 얻어내는 것보다, 새물에 반복염색를 하는 게 좋아요."_정관채 명예교사




어...렵.....다...... 

원소기호가 나오고, 낯선 단어가 휙휙~ 날아다닙니다.

아... 역시 이론은 어려워요. 머릿속이 마귀 뒤엉킨 표정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정관채 명예교사께서 계시니깐!!!!





이 꽃이 바로 황색과 카키색을 염색할 메리골드예요.

길가에 흔하게 피어있는 꽃인데요, 천연염색 재료로 쓰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지 뭐예요.

정관채 명예교사께서 화단에 핀 꽃을 쑥~ 뽑아와서 보여주셨어요.





황색과 카키색 중 물들이고 싶은 색에 따라서 매염제(명반과 철)에 천을 20분 동안 담가놓은 후 꾹 짜서 잘 털어야해요.

명반은 어렸을 때 봉숭아 물을 들일 때 넣었던 백반아시죠? 바로 그것이랍니다.





하루 종일 끓여서 미리 염액을 추출해 놓은 소목과 메리골드에 천을 담급니다.

쪽염색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천이 뭉치지 않도록 아래부터 솔솔 풀어내며 잘 담가줘요.





쪽염색과 다른 점!

쪽염색은 물을 들인 후, 햇볕에 바로 말렸다가 수세(물에 여러 번 헹구는 것)를 했는데요,

소목과 메리골드로 들이는 염색은 약 20분 동안 계속해서 조물조물 주물러줍니다.





오늘도 역시 막노동의 세계로~~~ ㅎㅎㅎ

계속해서 조물조물.....

어떤 색이 나올지 궁금증이 커져만 갑니다.





서로 힘내라고 격려도 해가면서 조물조물...

하지만, 이 정도는 힘든 것도 아니에요.

천연염색을 하면서 힘든 건 아마도 물에 여러 번 헹궈내는 수세 작업이 아닐까 싶어요.

아! 물론 쪽물을 만드는 것 빼고요~~~~ ㅎㅎㅎ

발효쪽물 만드는 것이 으뜸입니다!!





이주가 엄마랑 열심히 물을 받고 있네요.

차례대로 깨끗한 물에 수세를 하는데요, 아주 여러번 헹구고 짜고, 다시 헹구고 짜고를 반복해야 한답니다.

그래야 염색한 천에서 물이 빠지지 않을 테니까요.

옷을 입었는데, 스카프에서 물이 빠지면 그런 낭패가 어딨겠어요.





맑은 물에 염색된 천을 헹구자 고운 자태를 여실히 드러냅니다.

꽃잎의 빛깔을 잔뜩 머금었네요.





헹구고 또 헹구고....




"아, 고되군!"


그나마 물 받을 때가 잠실 쉴 때입니다. ㅎㅎㅎ





드디어 메리골드로 물들인 황색과 카키색 천이 완성되었습니다~

볕과 바람에 잘 마를 수 있도록 마당에 널어주어요. 

마당에 널린 천연염색 천을 보면 힘들다는 생각도 저 멀리 달아나 버린답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비가 와서 걱정했는데, 염색을 시작하자 거짓말 같이 비가 뚝! 그쳤어요. 얼마나 다행인지요~ ^^

천의 색깔은 매염제(명반, 철)의 양에 따라서 짙고 옅음에 차이가 나는데요,

어느 것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죠!

소목으로 홍색과 보라색을 물들이기 위해 바로 작업에 착수합니다.

방법은 메리골드와 같아요.

그래서 과정은 생략하고 바로 보여드릴게요~

뚜둥~





소목으로 물들인 홍색과 보라색 천이에요.

소목은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인 나무인데요, 매염제로 명반을 사용하면 홍색이, 철을 사용하면 보라색이 나와요.





바람에 천이 날릴 때마다 은은한 꽃향기가 풍겨오는 것 같지 않나요?





천이 마르는 동안 사진도 찍고





커플 놀이로 솔로부대인 진행팀의 염장도 질러보고~ ㅎㅎㅎㅎ ㅜㅜ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

*

가만 두고 볼 수 없었습니다.


"정관채 선생님께서 모이시래요~~~"





어제 밭에서 벤 생쪽을 담가놓은 항아리인데요, 원래 며칠 동안 우려내야 하는데

직접 채취한 생쪽으로 꽃물이 되는 과정을 경험하게 하려고 정관채 명예교사께서

친히 항아리의 뚜껑을 여셨답니다.

쪽풀을 제거하니, 항아리에 풀잎에서 우려낸 쪽물이 가득합니다.

여기에 석회가루(구운 굴껍데기 가루)를 넣고 횟대로 힘차게 저어주면 물보라가 일고, 발효쪽물의 색을 볼 수가 있어요.

하지만 얼마나 세게 저어야 하는지 남자 참여자가 저어도 물보라가 일지 않네요.





이 때 나타난 그녀!

공포 영화의 포스터를 연상시키던 그녀! 김민지 참여자가 부러질 듯 얇은 손목으로 힘차게 마구마구 젖습니다.

역시, 그녀는 보통 사람이 아니었어요. 깊은 내공의 소유자였던 거죠.

공포의 손길이 바로 이것이었나 봐요. 무조건 힘으로만 세게 젖는 게 아니라 기술이 필요했던 겁니다.

쪽물의 물보라가 이는 게 보이시나요?

마치 파도가 넘실거리듯, 쪽물이 물결칩니다.


"하루밖에 시간이 없어서 여러분이 직접 담근 항아리에서 이 물색을 못 볼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보고 가네요."_정관채 명예교사


하나라도 더 퍼주고,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으신 정관채 명예교사의 마음에 참여자들 모두 감동했답니다~





이제 헤어질 시간입니다.... 흐흑..

한자리에 모여서 1박 2일을 보낸 소감을 이야기했어요.





"삶의 에너지를 충전하고 가는 것 같아요."

"엄마 따라 왔는데, 정말 너무너무너무 좋았어요."

"집에 가서 한 달 동안은 가족들에게 신경질을 안 낼 듯해요."

"아무것도 모르고 빈 항아리인 채로 왔는데, 마음이 가득 채워진 것 같아요."

"우리 전통색깔이 얼마나 오묘하고 아름다운지 알게 된 시간이었어요"

"전통쪽을 제작하는 과정이 이렇게 엄청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선생님 정말 대단하세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어 정말 행운으로 생각해요. 젊은 사람들을 만날 일이 없는데, 함께 해서 정말 좋았어요."

"엄마로, 아내로만 살았는데, 여기 있는 동안은 저로만 산 거 같아요. 너무 행복했고,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도시에서 벗어나 쪽빛에 취한 1박 2일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힐링하고 가서 잘 살아야지라고 생각하고 왔는데, 여기 생활이 계속 그리워서 멍때릴 거 같아요"

"좋은 선생님을 뵙고 염색을 배울 수 있어서 정말 좋았고, 따뜻하신 분들을 만나게 되어서 더 좋았습니다."

"천연염색에 대해 궁금증이 더 많아졌어요. 앞으로도 계속 배우고 싶어요."

"자연의 색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색을 내기 위해 계속 담갔다 헹궜다 하는 게 힘들었는데요, 그만큼 행복해진 것 같아요. "

*

*

*



모두 입꼬리가 1cm씩은 올라간 것 같아요.

시종일관 끊이지 않는 웃음소리가 초가을의 하늘을 가득 메웁니다.





'자연을 탐하다'의 특별한 인사법!

한 사람씩 돌아가며 악수와 포옹을 나눴어요.

함께여서 더 행복했다고 서로의 온기를 전합니다.





녹슬었던 마음의 빗장이 열리며 무장해제될 때가 있습니다.

문득 떠오른 기억 하나에 자신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될 때가 있습니다.

사막 같은 일상에서 가슴이 서걱거릴 때, 힘이 되어주는 그런 날!

풀잎과 나무와 꽃잎을 천에 담으며 자연을 탐한 나주 샛골 정관채 염색장 전수관에서의 1박 2일!!

앞으로 그런 날이 될 것 같습니다.





다음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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