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택의 일곱권 in 수원 }

시인과 함께 읽는 우리 문학


잘 익은 과일처럼 농익은 향기를 풍기던 가을 밤,

김용택 시인과 함께 일곱권의 책을 나누었던 [김용택의 일곱권 in 수원]

그 뒷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김용택의 일곱권 in 수원]은

행궁동의 전통 찻집 <시인과 농부>에서 함께 했습니다.



먼저 이 곳을 찾아준 이들은, 깡총한 단발머리에 단정한 교복이 싱그러운

수원 영복여고의 문예부 학생들이에요.



김용택 선생님은 책 이야기에 앞서, 한 명 한 명 학생들의 꿈을 물어보셨어요.

경찰이 되고 싶은 친구, 영화감독이 되고 싶은 친구,

소설가가 되고 싶은 친구, 무대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친구.. 

요즘은 초등학생도 장래희망으로 '월 200만원 사무직'을 적어내는 시대라는데,

영복여고 문예부 학생들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소신과 비전을 가지고

당차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가끔 학생들한테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서울대 가는 거요', '인 서울 대학 합격하는 거요.'하고 대답이 돌아와.

그럼 나는 가슴이 아퍼. 그게 무슨 꿈이야. 인생이 24살에서 끝나는 게 아닌데. 그치?

엄마가 공부만 하라고, 다른 건 대학가서 하라고 하면, 엄마가 좋은건 엄마가 하시라고 해.

엄마가 3년 공부해서 엄마가 서울대 가시라고 해.

여러분은 여러분이 진짜 좋아하는 걸 찾아서 그걸 해야해요.

그게 아무리 오래걸리고, 멀리 돌아서 가게 되더라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거,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거 그걸 하면서 살아야

진짜 자기 인생이라고 할 수 있지." _ 명예교사 김용택 시인



교과서를 펼쳐든 교실이 아닌,

학교 앞 찻집에서 시인과 인생이야기, 문학이야기를 나누었던 시간.

짧은 시간이었지만 학생들에게는 수학의 정석 한 페이지를 푸는 것보다

더 알차게 보낸 시간이 아니었을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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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했던 저녁놀이 저물고,  어느 덧 <시인과 농부>위로 환한 달이 뜰 때 쯤,

또 다른 이들이 찾아왔습니다.



연령으로 치자면, 영복 여고 학생들의 어머니, 언니들 뻘 되시는 분들이지만

감수성 만큼은 아직도 여고생이신 분들이랄까요? ^^




이야기는 책의 한 페이지로부터 출발해,

요즘 보는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 20년 전 대학생이던 시절의 이야기들을 거쳐,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듭니다.

부모님은, 어딜 가서도 엄마 아빠 마음인가봐요.



"글쎄, 저는 부모이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단 한가지 뿐이라고 생각해요.

기다려주는 것.

생각이 자라고, 마음이 여물기를 기다려주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주고...

그렇게 어른이 아이들을 기다려주고, 그 아이가 또 다음 아이들을 기다려주고

그렇게 시대가 다음 시대로, 다음 시대로 넘어가는 거죠.

기른다는 것. 그것은 기다린다는 말과 다름없지 않을까요?" _ 명예교사 김용택



밥알이 동동! 머리가 쨍 해지는 차가운 식혜 한 잔에

잘 삶은 감자와 쫄깃한 메밀떡 한 조각을 곁들이며

소탈하고 진솔한 이야기들이 오갔던 시간.



섬진강 시인 김용택 명예교사와 함께 한

[김용택의 일곱권 in 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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