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 최고의 춤꾼 '하용부' 명예교사와 함께하는


몸의 시인 하용부의

*람에 새기 몸짓*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 소~~~

동지섣달~~ 꽃본 듯이~~ 날 좀 보~~소~~

아리당닥궁~ 쓰리당닥궁~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어절시구~ 잘 넘어간다~



고즈넉한 한옥의 처마 끝, 떨어지는 빗방울 사이로 흥겨운 가락이 흘러나옵니다.

비 내리는 9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절로 어깨를 들썩거리게 하는 여긴 어디~~~

 




장구 소리에 맞춰 밀양아리랑이 울려 펴지는 밀양백중놀이 전수회관이랍니다.




 

프로그램의 시작은 '흥 돋우기' 부터~~~ 소리판이 벌어졌습니다.

하용부 명예교사와 前 밀양백중놀이 보존회 회장님의 선창에

참가자들이 후렴을 함께 부르며 분위기가 벌써 후끈후끈합니다.


"아리당닥궁~ 쓰리당닥궁~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어절시구~ 잘 넘어간다~"


 



"밀양의 춤은 밀양아리랑에서 나왔어요. 다른 지역의 아리랑과 달리 밀양아리랑은 구슬프지 않고, 들썩들썩 신명이나요.

이런 신명에 의해서 움직이는 게 밀양의 춤이에요. 그래서 밀양춤은 춤사위가 신명이 나고, 남성적이고 활달해요.

밀양 지역은 들이 많아서, 예로부터 사람들이 성품이 신명이 많았어요.

'니가 가졌으면 얼마나 가졌는데? 하면서 어디가서 웬만하면 기죽지 않아요.

판만 벌어지면 춤을 췄어요. 밀양아리랑도, 밀양의 춤도 다 이런 성품에서 나온거지요."_하용부 명예교사

 

지역민들과 함께 즐기는 밀양의 춤. 오늘 함께하게된 분들은 '춤공간-나눔' 어르신들이랍니다.





그런데, 밀양 아리랑 완창이 끝나고, 창밖으 보시던 하용부 명예교사께서 밖을 서성이는 분을 보시더니

버선발로 달려나갈 기세로 문으로 달려가 빨리 들어오라며 손짓하셨어요.

앗! 지각생 참가자인가보다... 하는데.....



 


들어오자마자 양말을 벗고, 바지의 단을 접더니 얼굴 표정과 몸짓을 바꾸고 병신춤을 추시지 뭐예요.

갑자기 눈앞에서 벌어진 밀양백중놀이 병신춤에 한바탕 웃음바다가 펼쳐졌어요.

알고보니, 현재 밀양백중놀이 보존회 회장으로 계시는 하용부 명예교사의 부름을 받고,

동네 친구분들과 동양화 놀이를 즐기시다가 한달음에 달려오신, '밀양백중놀이 이수자'이셨답니다.




 

영문을 몰랐던 참여자들과 진행팀들은 어리둥절해서 눈이 휘둥그레했지만, 금세 춤 속으로 빠져들었어요.




 


왜 아니겠어요! 아무리 지역놀이라고 해도, 자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가만히 앉아 계시던 남성 어르신께서 갑자기 일어서십니다.




 


그러시더니 같이 춤을 추시기 시작하는 거예요. 이분도 밀양백중놀이 이수자시라고 하네요.

참가자분에게 가서 농도 걸고, 웃음 소리는 더욱 커지고,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는데.... 

느닷없이!!





하용부 명예교사께서 바지춤음 옆으로 획~ 틀더니, 병신춤에 동참하셨어요. 

세분이서 추는 병신춤에 참여자들은 웃느라, 눈물 닦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하지만, 병신춤은 그냥 웃기기 위한 춤이 아니에요. 우리 선조들의 풍자와 해학이 담겨있는 춤이거든요.





"밀양백중놀이는 여름내 농사일로 고생한 머슴들을 쉬게하는 날로, 마음 껏 먹고 여흥을 즐기게 했어요.

각종 농요, 농신제, 작두말놀이, 양반춤, 병신춤, 범부춤, 오복춤 등의 순서로 진행되는데

 그 중 병신춤은 머슴들이 도포자락에 코를 닦고 몸을 틀어 춤을 추는 등 풍자적으로 양반들을 골린 춤이에요.

맨 상태로 하면 양반들이 안봐주잖아요. 그러니까 병신 흉내를 내면서 양반을 쫓아내고, 골린기라.

그들의 해학적인 몸부림이 곧 밀양백중놀이의 '병신자랑'입니다.

 우스꽝스럽고 해학적인 몸짓 속에 양반들에 대한 반항의 몸짓과 절규의 몸부림이 잠재해 있는 거죠.."_하용부 명예교사





밀양백중놀이 '병신춤'으로 문을 열고, 본격적인 밀양의 춤 배우기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하용부 명예교사께서 양팔을 벌리고 마루바닥의 가운데 줄을 따라 걸어오셨어요.


 


 

"여기가 내가 할아버지한테 춤을 배웠던 곳이에요. 근데 춤을 안가르쳐줬어요. 형식은 절대 안가르쳐줘.

이년 내내 여기를 이렇게 걸으래요. 그러면 친구분들하고 노시다가 한마디씩 하셨어요.

'손아~ 어깨에 힘들어 간다.'

그렇게 삼사년이 됐을 때, 공연을 해야 하는데 할아버지께서 갑자기 몸이 많이 안좋으셨어요.

그러더니 나보고 할아버지 대신에 춤을 추래. 할아버지 친구분들도 그냥 추래.

한번도 무대에서 춤을 춰본 적이 없는데 말이에요. 근데, 할아버지 도포 입고 그냥 췄어요.

그동안 봐 온 게 있으니까 추는 거지. 기본적인 거, 중요한 거만 가르쳐 주신 거예요.

그렇게 하용부 춤이 나오게 됐어요. 할아버지가 그 분 춤을 그대로 가르쳐줬으면 제 춤이 안나왔겠죠.

기본만 가르쳐준기라. 폼잡지 말고 어깨에 힘주지 말고, 장단에 맞춰 몸을 실으면 그게 춤이에요.

형식이 중요한테 아니라, 기본이 중요한거지. 오늘 내가 춤 가르쳐준다고 그기 되나. 기본이 중요해요."_하용부 명예교사



 

 

지금부터 하용부 명예교사의 특급 강의가 있겠습니다. 모두 따라해보세요~


"자, 팔 들고, 한숨 푹~ 쉬세요. 그러면 어깨에 힘이 저절로 빠지지요.

이대로 무릎을 가운데로 해서 원래 걷던 대로 자연스럽게 걸어봐요."_하용부 명예교사





무릎을 굴신굴신~

일부러 구부렸다 폈다 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반동을 주면서 굴신하는 게 중요해요!

잊지 않으셨죠? 팔을 펴고, 한숨을 푹~ 쉰 상태에요! 





"편안~하게 앞으로 걸어갑니다. 일부러 무릎을 까딱까딱 굽히려하지 말고, 살짝살짝 굴신을 줘요.

그냥 내가 원래 걸어가던대로 걸어가는데, 살짝 굴씬만 주는 거예요. "_하용부 명예교사


하용부 명예교사께서 손을 잡고 함께 걸어으며 느낌을 전달해 주셨어요.




"그리고 어깨에 힘을 뺀 상태로 장단에 맞춰서 내 느낌대로 어깨를 덩실덩실하면서 팔을 마음대로 저어줘요.

위로 올렸다 아래로 내려도 되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는 거예요."_하용부 명예교사

 



 

 

"자~ 줄동말동 하면서 놀리듯이, 무릎을 가운데로 앞으로 걸으면서 팔을 굴려요.

춤을 추려고 하지 말고, 얼씨구~ 하면 춤이 돼요. 장단대로 맘대로 놀아봐요. 이래도 되고 저래도 돼요.

장단에 자기 신명이 들어가면 그게 춤이 되는 거예요."_하용부 명예교사





춤판이 벌어졌어요. 장구 소리에 맞춰 얼씨구~ 하며 덩실덩실 어깨춤이 절로 납니다

하지만!! 우등생과 열등생은 있는 법!



 


하용부 명예교사께서 "아이고~ 행님아~ 이리와라. 이리와~!"하시며 몽둥이를 들고 달려가셨어요.

몽둥이 세례를 받으실 분은 뉴규~?



 


몸이 뻣뻣하신 남성 어르신들 때문이었어요.

가차없이 끌려나오셔야만 했지요.




 

하용부 명예교사의 특급 강의에 순식간에 일취월장한 춤사위를 선보이시네요.

몸이 뻣뻣했던 것보다 마음이 뻣뻣해서 잘 안춰졌나봐요.

한결 몸짓이 부드러워진 거 같죠? :)



 


그리고 뒤이어, 좀 놀아본 여성 어르신들을 간택하셨습니다.

'춤공간-나눔'의 우등생 어르신들이셨어요.  *^^*





역시 손끝 발끝 폼새가 좀 다르죠?

아무래도 남성보다 여성들이 웃음도 많고, 흥이 많아 춤을 더 잘추나봐요.

웃느라, 춤추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러면 다함께~ 진짜로 놀아볼까~~~~

얼씨구~ 조오~타~



 


이번에 함께하신 참가자분들은 50대~80대까지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이 많으셨는데요,

최고령 참가자이신 35년생 어르신께서는 얼마전까지 병원에 계셨대요.

그런데 병원에서는 잘 서지도 못하셨는데 오늘은 일어 서셨대요. 그리고 하용부 명예교사를 뵙고 싶어 참가하신거죠.

본인도, 모시고 오신 분도 신기해하셨답니다.

오늘 배운 굴신을 하루에 50개씩만 해도 관절이 좋아진대요.

복습해 볼까요? 무릎을 가운데로 앞으로 줄동말동 하면서 걸어요~~~

신 나게 춤까지 추면 더더욱 좋겠죠~

한바탕 춤판이 벌어지고 한숨 돌린 후, 하용부 명예교사의 춤을 감상하는 시간이 돌아왔답니다.


 


 

모두 숨죽인 가운데, 바람 소리와 빗소리, 그리고 가수 장사익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하용부 명예교사는 몸의 시인으로 불리시는데요, 춤사위가 시처럼 아름답고, 감동적이기 때문이겠죠?

한번 추고 사라져 버리는 춤이, 마치 바람에 새기는 시 같았어요.






중간중간 박수 갈채가 쏟아지기도 했지만, 아~ 하는 감탄사까지 속으로 삼키게 만드는

감동적인 춤이었어요.

공기까지도 압도되는 느낌이랄까요?

바람에 머릿카락이 날리고, 옷자락이 나풀거리고...

바람의 일부가 된 듯....

한마리 나비가 된 듯...

잉태를 앞둔 향기를 머금은 꽃씨가 바람에 날리듯...

하늘에서 신선이 내려오면 저런 몸짓이지 않았을까 싶은....

가슴이 뭉클해지는 춤사위였답니다.




 

박수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도, 그 감동은 쉬 사라지지 않았답니다.





더없이 유쾌하고 가슴 뭉클한 감동까지 선사한

9월 문화가 있는 날, 밀양에서 하용부 명예교사와 함께한 '바람에 새기는 몸짓'이었습니다.

춤추며 삽시다~~~~




 


"춤은 음악이 나오면 신명을 불어넣어서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면 돼요. 내 춤은 출 때마다 달라요. 한번도 같을 수가 없지요.

그때그때 신명이 다르고, 감정이 다르니까.

사람들이 뭐라하든말든 장단에 자기 신명이 들어가고, 같이 휩쓸려지면 그게 춤이에요.

 박만 되면 춤이에요. 장단대로 마음대로 놀아요. 이래도 되고, 저래도 돼요._하용부 명예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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