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복 명예교사와 남자학교가 함께하는 '도예'로 노는 둘째 날

 

- 흙으로 놀다, 빚다, 굽다 -

 

 

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

아침 일찍 일어나 동네 한 바퀴

우리보고 나팔꽃 인사합니다

우리도 인사하며 동네 한 바퀴

바둑이도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




 

 

"흙은 아기를 의미합니다. 무거워도 내려놓지 말고, 안고, 보듬고, 업고 엄마의 마음을 느껴보세요."

 

 


10kg의 흙덩이를 안고 동네 한 바퀴를 돌며 흙놀이 두 번째 시간을 시작했어요.

목마를 태우고, 물동이처럼 머리에 얹고 

 

 

 

 어깨에 들쳐 메기도 하고

 

 


팔이 아파 자세를 바꿔보지만

비 갠 오후, 끈적하고 후텁지근한 날씨에 10kg의 흙덩이를 안고 걷는 게 쉽지 않습니다.

저절로 얼굴이 찡그려지기도 했어요.

그런데!!

 

 

 

 

재현이가 흙덩이를 바닥에 굴립니다.

"니 아기인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라고 핀잔을 주었지만,

언젠가 오늘을 떠올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의미로 흙덩이를 안고 걷는지 선생님께 들었지만 

머릿속에서 그 의미를 계속 떠올리는 건 어려운 일이니까요.  

인생에 있어서 매 순간, 매초 마다 '왜?'라는 질문을 계속 안고 갈 수 없는 것처럼요.

때론, 그냥 그 상황에 그대로 놓여있음 자체가 의미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언젠가 그 순간이 문득 떠올라 어떤 파장을 일으킬는지는 그 누구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소년들의 지금이, [남자학교]가 작은 날갯짓이 되길 꿈꿔봅니다.  

 

 

 

[남자학교]의 땀과 더위를 식히는 방법은

 


 

 

 

흙물에 퐁당~ 머드~ 놀이!



흙으로 노는 [남자학교]만의 방법이에요.

1) 흙물에 퐁당~ 빠져 목까지 몸을 담급니다.

2) 밑바닥에 깔린 진흙을 꼼지락 꼼지락 발가락으로 느껴봅니다.

3) 깨끗한 물로 첨벙~

4) 명심해야 할 점!! 흙과 한 몸이 되어 그냥 놀아~ 봅시다~~~ 시원~하게~~~

 

 

 

 

 

상휘가 들어가자 물이 반 이상 흘러넘칩니다.

상휘야~ 지금도 충분히 멋있지만 말이야.... 살 좀 빼자~ 건강을 위해서야!!! 

 

 

 

 

 

발가락 사이로 삐져나오는 흙의 촉감이 낯설어

17세 소녀처럼 꺅~ 외마디 비명을 지르는 진훈이의 표정이 귀엽죠?

 

 

 

 

어푸~ 친구들에게 흙물을 튀기는 승훈이에요.

 

 

 

 

롱다리 승항이는 마치 흙으로 위장한 마사이족 같아요.  :)

 

 

 

 

외모 가꾸기에 관심이 많은 재현이는 흙팩에 기분 업~

 

 

 

 

어머어머어머~ 성식이는 왜 뚜껑을 닫았을까~요~ ?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  (부끄부끄)

 

 



아~ 시원코나~

 

 

 

흙팩의 효과일까요? 소년들의 얼굴에서 빛이 나네요~ ^^

 

뽀송뽀송한 옷으로 갈아입은 후 소년들을 기다리는 흙놀이는~~~

 

박영복 선생님께서 준비하신

세계 최초! 대한민국 최초!! 남자학교 최초!!! 로 실험하는 '물레'입니다.

 

'첫 번 째로 선보일 물레는 '전선동테물레'

'전선동테물레'는 네팔지역의 타이어 물레에서 착안해서 박영복 선생님께서 직접 만드신 물레라고 해요.

 



전선동테: 전신주에 감는 굵은 전선을 감아놓는 바퀴(굴렁쇠)

 

 

먼저, 전선동테가 돌아갈 수 있도록 지면에 받침대를 놓고 수평을 맞춰줍니다.(왼쪽 위)

이 받침대는 박영복 선생님께서 특수 제작 하신거래요.

그리고, 받침대에 물레의 아랫부분을 끼우고 드라이버로 조여줍니다. (민이가 하고 있어요.)

 

 

 

 

짜잔~ 이게 마지막이냐고요? 아니요!

마지막으로, 물레의 윗부분을 끼우자~

 

 

 

 

수염 달린 삐에로가 인사를 합니다.

"안녕~ 반가워, [남자학교] 친구들~ "

섬세하고 센스 넘치시는 박영복 선생님의 유머에 모두 한바탕 웃음보가 터집니다.

 

물레를 돌리는 방법은 간단해요.

 

 

 

 

삐에로의 보조개에 막대를 넣고 돌려주면, 빙글빙글 물레가 돌아갑니다~ ^^

 

물레를 이용해 만들 작품은 촛대에요.

먼저, 박영복 선생님께서 시범을 보여주셨어요. 

 

 



꼬막 밀기: 흙을 반죽해서 흙 속의 기포를 없애는 작업

 

 

흙 속에 기포가 있으면, 굽는 과정에서 터져버린대요.

그래서 '꼬막 밀기'는 도예에서 매우매우 중요한 작업이라고 해요.

요즘 나오는 흙은 기포가 대부분 제거되어 나오지만, 그래도 남아있는 기포가 있을 수 있으니 열심히 밀어줍니다.

 



삐에로 아저씨는 거짓말쟁이? 코가 길어졌네요~ ^^

물레의 가운데에 흙덩이를 놓고,

한 사람이 긴 막대로 물레를 돌려주면

도공이 원하는 모양의 그릇을 빚습니다.

박영복 선생님의 손길이 닿으며 흙덩이의 모양이 변해가는 것을 보고 모두들 와아- 탄성을 내질렀어요.

 



이렇게 촛대가 완성되었답니다.  

이제, [남자학교] 소년들의 차례에요. 

잘 보고, 머릿속에 그린 그림대로 열심히 따라합니다.

 

 

 

꼬막 밀기를 하는 [남자학교] 소년들 

 

 

그런데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어요. 

'흙 밀기가 뭐 어렵겠어!' 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에요.

박영복 선생님께서 하실 때는 별로 힘들어 보이지도 않고, 흙덩이도 예쁘게 잘 뭉쳐졌는데,

직접 해보니 흙을 미는데 손힘도 많이 들어가고요,

힘을 주다 보면 흙이 갈래로 나뉘어 버렸어요. 

잘되지 않으니, 더더 열심히 흙을 주무르고 밀고를 반복했어요.

이마를 타고 흐르는 땀방울을 닦는 것도 잊은 채...

 

 

 

 

먼저 꼬막 밀기를 마친 민이가 물레에 흙덩이를 붙였어요.

옆에서 열심히 꼬막 밀기를 하는 재현이의 자세가... 큼큼...

민아, 고개 돌리지 마~  ^^;;

 

 

 

 

처음 해보는 것치고 멋진 솜씨죠?

사실 민이는 전에 한 번 물레를 돌려본 경험이 있었다고 해요.

물론 2인 1조로 함께 하는 전선동테물레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역시 물레질을 해봤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멋진 촛대가 금세 완성되었어요.

 

 

 

 

진훈이는 처음 물레질을 해본다고 하는데요,

어때요? 독창적인 작품이 완성되었죠?

삐에로의 코가 돼지코가 되었네요. ^^

이어서 승훈이는 전문가 부럽지 않은 솜씨를 보여주었는데요, 사진이 없어서 아쉬워요 ㅠㅠ

 

 

 

 

다음은 재현이 차례. 

그림도 잘 그리고, 평소 남다른 손재주를 보여줬던 터라 모두들 기대가 컸는데요....

 

 

 

 

흙이 자꾸 뭉개지고 말았어요.

겸염쩍어 웃는 재현이에게 친구들이 화이팅을 해줍니다.

그러나....

 



무려 삼십 여분 동안 계속되는 시도에도 불구하고,

촛대는 제 모습을 드러내 주지 않았어요.

옆에서 보며 순서를 기다리던 친구들은 지쳐가고,

재현이는 마음이 급해지고...

그럴수록 흙덩이는 계속 뭉개지고...

혹시, 물레에 문제가 생긴 걸까?

성식이가 도전해봤는데요,

 

 

 

 

"요렇게 손가락을 넣어봐."

진훈이의 코치에 따라 성식이가 손가락을 쏙 넣었더니

 

 

 

 

순식간에 모양이 잡힙니다. 

재현이가 좌절에 빠졌어요.

결국, 성식이는 촛대 만들기에 성공했고...

 

재현이가 친구들의 가르침을 하사받아 다시 시도했어요.

그렇게 해서 멋진 작품이 탄생하게 되었답니다!!!

.

.

.

.

.

.

.

 

가 그동안 익숙했던 해피엔딩식 결말일 텐데요,

김재현의 '전선동테물레' 도전기는 실패로 끝났답니다.

하지만, 이것이 [남자학교]식 해피엔딩입니다.

혹시, 기억하시나요?

'마음껏 실패해라!'

[남자학교]에서는 마음껏 실패하라고 말합니다.

"실패해도 괜찮아~ 그러니까 마음껏! 다~~~ 해봐~"

새로운 시도와 도전이 없다면, 실패도 없을 테니까요.

달콤한 좌절을 맛본 재현이의 소감은,

"다시 할 거예요!" 였답니다. ^^

 

 

 

 

'자동차 물레'

 

'전선동테물레'에 이어서 박영복 선생님의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은 '자동차 물레'였어요.

'돌아가는 모든 것이 물레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처음 시도해보시는 것이라고 해요.

앞바퀴를 살짝 들어 올린 채로, 바퀴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한 후

흙덩이를 붙이고, 어루만지자

 

 

 

 

작품 하나가 뚝딱 완성되었어요.

도공의 손은 마법사 같아요. 손만 갖다 댔을 뿐인데, 이런 멋진 작품이 탄생하니까요.

하지만, 더 멋진 건 끊임없이 새로운 걸 시도하시려는 엉뚱하고 기발한 선생님의 시도가 아닐까요?

 

 

 

 

선생님의 지도 아래 안전하게 소년들의 도전이 시작되었습니다.

흙을 만지는 승훈이의 손길이 예사롭지가 않았어요.

알고 보니 예전에 도예를 배웠던 적이 있었다고 해요.

 

 

 

 

이번에는 재현이도 성공!

모두 진심 어린 마음으로 박수를 쳐주었답니다. 

 


자동차 물레를 돌리는 [남자학교] 소년들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많은 것들은 누군가가 처음으로 시도하고 도전했던 그 무엇들이에요.

새로운 걸 시도한다는 건, 실패의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두려울 수 있어요.

하지만, 그 도전으로 인해 새로운 걸 창조해 낼 수 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 여러분이 돌린 새로운 물레들도 그런 의미에서 보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영복 선생님의 말씀이 가슴에 아릿하게 새겨졌어요.

소년들이 [남자학교]의 문을 두드리게 된 것도

도전에서 시작되었어요.

학교에 다니는 소년들은 금요일 오후 수업을 빠지고 있고요,

멀리 춘천에서 매주 시외버스를 타고 오는 진훈이도 있고요.

소년들 한 명 한 명

저마다 틀을 깨고 한 발짝 걸음을 떼었기 때문에

이렇게 만나게 된 것 아닐까요?

 

익숙함

해 왔던 것

쉽게 가는 것

편안하고 안전한 방법이긴 하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겠지요.

성장이 주는 짜릿한 떨림을 주지 못할 테고요.

진정한 일탈은 잠깐의 쾌감이 아니라

여운 있는 잔잔함을 남겨 주고,

새로운 도전의 원동력을 발동시키는 발전기가 아닐는지요... 

[남자학교] 소년들의 짜릿한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쭈욱~

 

Good bye~ 다음 주에 만나요~

 

to be continued~~~

 

 

 

 

 

 

 

 

 

 

 

 

 

 

 

 

 

 

 

 

 

 

 

 

깨알 여담: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남자학교] 소년들.

헤어짐이 아쉬워 번개 캠핑으로 밤을 지새우며 소년들의 수다가 이어졌습니다.

오늘의 화두는 이상형 월드컵!

결론은..... 역시.... '예쁜 여자'였습니다.

아! 한 가지 다른 점은 '귀여운 여자'도 다수의 표를 얻었다는 점이에요.

소년들, 남자네요. ㅎㅎㅎ  :)

 

블로그 이미지

알 수 없는 사용자

문화예술 명예교사 사업 [특별한 하루]의 블로그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