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의 무게 : '소설가 이청준'에게 선물받은 수석


선배님, 이제야 그 말씀의 무게를 알겠습니다.

이 둔한 후배는, 하얀 캔버스에 무거운 돌덩이를 올려보고서야,

'김화백이 이 무게를 알랑가 몰라'하신, 그 나직한 말씀이 들립니다.

붓으로, 묵으로, 돌에 패인 주름 하나하나 찾아가보고 나서야,

알듯 말듯한 웃음으로 예술의 근원에 가보라 일러주셨음을, 이제야 알겠습니다.

 


아직 못 다한 이야기


명예교사 김선두 화백님의 작업실에서 진행했던,

[명예교사의 물건]은 조금 특별했어요.

아르떼 이벤트를 통해 신청해주신, 두 분의 참여자와 인터뷰를 함께 했거든요! :)

특히 그 중 한분은, 지난번 김선두 화백님의 프로그램에 참여하신 적이 있으셨던,

그야말로 김선두 화백님의 왕팬! *-*

덕분에 굉장히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가 오고갔답니다.



그리고 김선두 화백님이 꺼내오신 '물건'은

소설가 이청준 선생님께서 돌아가시기 전 선물해주신 수석이었어요.

이야기를 들으니 '수석'이 얼마나 애틋해보이던지요.

아마, 그 수석이 세상에서 가장 아련한 돌일거예요.

김선두 화백님은 지난 전시에서 저 수석을 그려보셨다는데요,

그리면 그릴수록, 아무 모양이 없는 그 묵직함이

이청준 작가님의 말씀을 곱씹게 만들었다고 해요.

'김화백이 저 무게를 알랑가 몰라'

처음에는 '니가 가져갈 힘이 있겠느냐'같은 가벼운 농담인줄 알았던 그 말이,

어느 순간에는 '예술의 가장 근원으로 한 번 들어가봐라'하신 의미로 다가왔다고 합니다.



"원래 처음에 돌을 주시겠다고 하셔서, 가져가기 좋은 작은 돌을 집었는데

굳이 저 큰 수석을 주시겠다고 하셨어요. 낑낑대면서 왜 이렇게 무거운 걸 굳이 들려주셨나 하셨죠. (웃음)

아마 애정이 있는 후배에게, 꼭 남기고 싶으셨던 말씀을, 그 돌로 대신한 게 아닌가 싶어요."



아래 작품은, 김선두 화백님께서 수석을 그리신 정물화예요.

천천히 감상하실 수 있도록, 못 다한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


                              <말씀의 무게> 장지에 먹 ,2010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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