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모인 15명의 참가자들은 공주 갑사주차장까지 알음알름 찾아오셨는데요.
도착과 동시에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바로 점심식사를하러 이동하였답니다!
이 날의 주 점심메뉴는 계룡산 '산채비빔밥' 이였습니다.
다들 아침일찍부터 이동하였는지라 배가 고팠나봅니다.
아직 자기소개 전이어서 서로 어색했지만 다들 맛있게 드셨습니다!
어색함이 별거던가요? 배고픔 앞에서는 누구나 다 똑같습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숙소인 민박집으로 향합니다.
앗! '특별한 하루다'! 예쁜 배너도 보이구요
민박집에와서 각자의 방을 배정받고 짐을 푸니, 얼핏 대학생 MT분위기가 솔솔
참가자분들의 개성만큼이나 신발들도 알록달록 합니다
모두들 서로가 궁금하셨을텐데 잘 참으셨습니다!
드디어 이병률 명예교사를 비롯해 전원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군인, 선생님, 회사원, 취업준비생 등등 전국각지에서 정말 다양한 참가자들이 모여주셨습니다.
처음인지라 아직은 어색하지만, 기대감 한껏 품은 표정은 숨겨지지 않았지요.
이제 본격적인 찬란한 시작作!!!
일명 '시작 패키지'를 참가자들에게 나누어드렸습니다.
시를 쓸 노트와 펜, 편지지, 편지봉투 그리고 우표가 들어있는 아~주 유용한 패키지로
소박하지만 야심차게 준비했지요. 호호
그리곤 가벼운 발걸음으로 계룡산 갑사로 향했습니다
숲속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이병률 선생님의 <시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시의 본질이란 무엇이고, 우리가 시에 다가가는 방법, 그리고 시를 대하는 시인 본인의 생각 등.
깊지만 어렵지 않은 이병률 명예교사의 맞춤식 강의(?)였지요.
우화의 강 /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 한 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 수야 없겠지 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 긴 말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 듣고 몇 해쯤 만나지 않아도 밤잠이 어렵지 않은 강 아무려면 큰 강이 아무 의미도 없이 흐르랴 세상에서 사람을 만나 오래 좋아하는 것이 죽고 사는 일처럼 쉽고 가벼울 수 있으랴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물결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 보아주고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선생님께서 시인으로서 존경한다는 '마종기'시인님의 시낭송도 곁들여졌는데요
숲 속에 울려퍼지는 이병률 명예교사의 목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낭송이 끝나고 참가자들은 한동안 말이 없없습니다. 아마도 숲속에서 듣는 시에 깊이 빠졌나봅니다^^
자 이제 자신의 '찬란한 시작'의 시작(作)을 할 시간입니다!
갑사에 걸터앉아 시를 쓸 준비를 합니다.
우리에겐 원칙이 있었습니다.
따로 떨어져 혼자가 되어 자연을 느끼며 시를 써보는 것.
이병률 명예교사의 따뜻한 안내(?)에 따라 참가자들은 따로 떨어져서 시간을 보냅니다.
3시간 남짓한 시간, 이따금 쏟아지는 비조차 운치가 있어
조용히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요
계룡산 갑사 이곳저곳에 흩어져서 자신만의 시작(作)을 합니다
보는 사람도 쓰는 사람도, 차분해지는 그런 시간.
시도 다 쓰고, 맛있는 저녁식사도 하고, 숙소에 모여
'나가수'를 능가하는 독설(?)의 평가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선생님의 진지한 표정이 보이시죠?
참가자들의 시를 하나하나 읽어보시고는 실랄한 평가와 함께 따뜻한 위로 또한 잊지 않으셨습니다.
이것은 왜 시가되고, 왜 시가 될 수 없는지
살짝 긴장감마져 감도는 까칠한 평가였지만
그 속에는 우리 모두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날카로움이 분명 있었습니다.
그 만큼 이날 참가자분들이 作하신 시가 정말 대단한 경쟁작들 이였다는 후문이...?
보통의 우리가. 본인의 목소리로 본인의 시를 낭독하는 모습을 타인에게 보여 줄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요?